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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어제 바울의 믿음과 소망, 그리고 선택에 관한 말씀 참 감명깊게 들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바울처럼 위대한 소원을 이루지는 못할지라도 그 소원에 대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그 소원을 위해 한 걸음 한걸음 떼어가는 하루를 사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라는 말씀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부끄러워서...

 

목사님. 제가 오늘 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오늘의 설교에 관한 의문점이 있어서는 아닙니다. 제가 어제 낮 근무를 하던 중에 가슴이 너무 시린 사연을 만나 이렇게 목사님께 글 올려봅니다.

2012. 9. 8 17:00경 근무교대를 위해 기장지구대에서 직원들과 모여서 환담을 나누던 중에 할머니 한 분이 힘들게 사무실로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저희가 나가서 부축하여 사무실로 모시고 들어와 할머니에게 어찌 파출소를 찾으셨냐며 물었더니 집을 잃어 버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머니께 집을 찾아 드리기 위해 성함과 나이를 물어보았더니 1928년생으로 성함이 송문자라는 겁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전산망으로 조회를 하였더니 기장읍 청강리에 소재한 사회복지회관 옆에 있는 돼지국밥집에서 거주하고 계시는 것으로 나와 제가 순찰차로 모셔다 드리러 가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를 댁으로 모시고 가던 중에 순찰차 안에서 제가 할머니에게 "할머니 어쩌다 길을 잃으셨어요. 댁에서는 누구랑 같이 사세요"라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예, 순사 아저씨 제가 서울에서만 살았는데 같이 살던 큰 아들이 병으로 죽어 작은 아들집으로 왔는데 작은 아들도 하던 일이 잘못되어 집을 나가있고 현재는 60대 초반의 며느리와 단둘이 사는데 그 며느님도 아이들을 봐주는 일을 하러 나가 있어 늘 집에는 혼자 계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진지는 어떻게 드세요"라고 다시 묻자 할머니께서는 "힘들지만 내가 한끼 대충 해먹고 있어요"라고 하시길래 제가 다시 "할머니 집에 혼자 계시지 마시고 제가 다니는 교회 노인대학에  나오세요.  그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랑 환담도 나누시고 식사도 하시면서 소일하실 수 있어요. 꼭 예수 믿지 않으셔도 되니 부담가지지 마시고 한번 나오셔요. 나오실때 집에 가실 때 다 모셔오고 모셔다 드리니 그 또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송문자 할머니께서는 저에게 허허 웃으시면서 "순사 아저씨 내가 서울 살면서 교회를 70년간 다닌 늙은이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늙고 병들어 자식들에게 밖에 의지할 곳이 없어 기장에 와서 사는데 작은 며느리가 불교신자라 내가 교회 다니는 것을 무척 싫어하니 어쩔수 없이 갈 수 없어요. 않그러면 내랑 같이 않살겠다라고 한다면 큰일이잖아요"라는 겁니다. 

 

목사님.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가슴이 아파 뭐라 다시 드릴 말씀이 생각나질 않는 겁니다.  인제 겨유 몇 달 교회를 다닌 제가 70년동안 주님을 섬겨오시던 송 할머니를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머리 속이 까맣게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목사님. 어제 일대일 양육교육을 하면서 장로님께 하나님을 믿기로 고백한 후 제 결심을 하나님께 말씀드려 보라고 하시길래 제가 기도처럼 적어온 제 고백을 읽었습니다. 그 고백 중에는 제가 이 생에서 남아 있는 삶 동안에 믿음의 뿌리가 흔들리거나 나약해 지는 날들이 분명 있을 지온데,  절대 그 믿음의 뿌리가 부러지지는 않게  버팀목이 되어 주십사하고 간구하였습다. 

 

그런데 제가 근무하면서 그저께 만난 85세의 송문자 할머니처럼 늙고 병들어 더 이상 누군가의 보살핌이 없으면 이 세상에서의 삶을 유지할 수 없는 분들은 차라리 어제 목사님의 설교처럼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차라리 죽는 것이 할머니 개인에게 유익한 일일까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70년간의 행복했던 신앙생활을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할 수 없이 이생에서 의지해야 하는 자의 뜻에 의해 굽힐 수 밖에 없어 교회에 나오는 그 즐거움과 그로 인한 은혜로움을 더 이상 맛보지 못하는 송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너무나 애처로워 흐르는 눈물을 곁에 있는 동료직원들이 볼까 애써 참고 있습니다.  

송할머니의 사연에 주말내내 마음이 참 짠 했습니다....

  • profile
    귀한 마음 감사합니다.
    사람의 생명에 대하여는 오직 하나님만이 주권이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인의 삶과 죽음에 대해 어느 것이 낫다고 누구도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정말로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늙고 병들었다고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도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약자와 가난한 자를 두신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진 자들과 강한 자들이 저들을 돌보고 섬기는 삶을 살아보라는 뜻을 것입니다.
    그러니 송할머리같은 현실이라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다 이해못하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믿고, 미약하지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겟지요.

    주일 설교는 다만 우리 개개인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을 두고 말할 때,,,
    신자의 믿음은 이 땅을 넘어 저 하늘세계를 향한 것이기에, 죽음의 문제 앞에 당당해야한다는 것과, 살아 있는 동안에는 선한 하나님 나라 꿈과 비젼을 가지고 달려가려고 애쓰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에 대하여는 우리가 아무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한계요 본분을 지키는 일일 것입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의 넓은 통치 경륜 안에는 우리가 다 이해하지 못하는 비밀한 일들이 많고, 그것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되, 하나님의 절대적으로 선하심을 믿고, 마지막 절대적으로 선하시고 공의로운 하나님의 판단을 믿고 인내하는 것이 믿음인 줄 압니다.

    그 할머니가 혹 며느리가 싫어할까 두려워하는 마음 이해가 가고, 동시에 할머니가 오래 교회 다녔어도 견고한 믿음이 있으면 조금 다르게 일을 처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 할머니와 어떻게 연락이 닿으면 한 번 권면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가기도 하고,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없어서 저도 뭐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가 어렵네요.

    혹 다시 연락이 되면 목요일 노인대학이라도 한 번 와 보라고 다시 한 번 권해 보세요.
    우리 교회도 작은 도움이지만 도움이 될 길도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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