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십자가를 기다리는 두 마음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
십자가를 기다리는 두 마음 막14:1-9, 18-고난특새②(논쟁의 날) -143
서론. 고난주간 특새 둘째 날이다.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 사랑과 은혜가 우리 심령 가장 깊은 곳에 새겨지고 솟아나게 되기를 소원한다.
올해 고난주간 특새는 주님이 십자가에 죽으실 때 마지막 한 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요일별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사람들이 어제 첫날은 ‘권위의 날’이라고 부른다고 했고, 화요일 둘째 날은 ‘논쟁의 날’ 그렇게들 부른다. 세금에 관한 논쟁 부활에 관한 논쟁 그 외에 주님을 대적하는 이들과 많은 논쟁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화요일에 있었던 일 중에 하나가 오늘 읽은 본문의 사건, 베다니 문둥병자 시몬의 집에서 한 여인이 귀한 향유를 부은 사건이다. v.1에 ‘이틀이 지나면 유월절이다’는 말씀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본문 사건은 오늘이 아니라 내일 수요일에 있었던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데, 다수의 학자들이 화요일 사건으로 보기 때문에, 오늘 이 말씀을 살피려 한다.
1. 요12장을 보면 유월절 엿새 전에 죽었다가 다시 살리심을 입은 베다니 나사로의 집에서 그 누이인 마리아가 값비싼 향유를 주님을 위해 부어 드린 일이 있었다. 그로부터 나흘 후 유월절 이틀 전에 같은 동네인 베다니에서 다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이번에는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여인이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주님께 붓는다.
이 여인이 이런 일을 하게 된 정확한 동기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며칠 전에 나사로의 누이 마리아가 한 일을 듣고서 자기도 그와 같이 주님 위해 헌신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믿음과 사랑의 헌신은 다른 사람에게 흘러가고 전염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리아의 주님 향한 순전한 사랑이 오늘 본문의 여인의 마음에도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순전한 헌신만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완고함과 불평도 전염된다. 마리아가 향유를 부을 때는 가룟 유다가 왜 아까운 것을 허비하느냐며 뭐라 하더니, 오늘 사건에서는 여러 제자들이 함께 이 여인을 책망하고 있다. 마가복음은 ‘어떤 사람들이 그랬다’ 하는데, 마26장의 기록을 보면 그 어떤 사람들이 바로 제자들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아무튼지 마리아의 아름다운 사랑의 헌신도 전염되었고 가룟 유다의 완고함과 불평도 전염되었는데, 이 고난주간에 우리 성도님들은 불평과 원망이 아니라 아름다운 헌신으로 전염되기도 하고 전염시키기도 하는 은혜가 있기를 바란다.
2. 오늘 이 여인의 헌신을 좀 자세히 보면, 이 여인이 가지고 온 것은 매우 값진 향유였다. 어쩌면 이 여인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 귀한 것을 여인은 조금도 아낌없이 그리고 조금도 남김없이 다 주님께 부어 버린다. 그래서 아예 향유를 담은 옥합을 깨뜨려 버린다.
이런 여인의 행동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지금 이 여인은 주님을 너무나도 귀중하게 여기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주님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든지, 자기에게 있는 가장 귀한 그 향유를 주님께 부어 드리면서 전혀 그 향유의 귀중함을 생각하지를 않는다.
주님에게서 발견한 은혜가 이 여인의 마음에 가득하여서 주님의 그 은혜가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 주님이 내게 베푸신 은혜를 생각한다면 이 향유가 도대체 뭐라는 말인가? 주님의 은혜에 사랑에 비한다면 이깟 향유를 귀하다고 할 수 있는가? 향유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주님 위해 쏟아 부어도 내 안에 있는 임한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다 표현할 수 없으리라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남김없이 쏟아 부은 것이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찬양 ‘나 무엇과도 주님을 바꾸지 않으리. 다른 어떤 은혜 구하지 않으리.’ 하는 찬양이든지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하는 찬송이든지, 지금 이 여인은 정말로 주님과 주님의 은혜보다 더 귀한 것이 없었던 것이다.
3. 이렇게 한 여인은 이제 곧 자기를 위해 세상 죄를 위해 죽어주실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고서는 주님을 그야말로 최고로 귀하게 여겨서 어떻게든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표현하고 싶은 갈망이 가득한데, 안타깝게도 주님의 제자들은 이 여인이 깨달은 깊은 은혜와 주님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값비싼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에게 구제할 수 있는데 쓸데없이 허비한다고 나무란다.
그런 제자들에게 주님은 이 여인을 괴롭히지 말라 하신다. 그가 주님께 한 일은 좋은 일이라, 주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한 일이요 또 세상을 위해 십자가를 지실 주님을 우리가 어떤 사랑으로 감사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선한 일이라 하신다.
물론 가난한 자를 구제한다는 제자들의 생각이 틀린 것 아니다. 그래서 주님도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느니 할 수 있다고 하심으로, 우리가 늘 구제하는 선한 일을 평생 하고 살아야할 것을 말씀하신다.
그러나 구제하고 봉사하는 일을 이유로 삼아 우리가 주님을 직접 섬기고 사랑하는 일은 소홀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구제하고 선한 일 하는 것을 위해 주님 십자가 은혜를 누리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만약 우리가 구제하고 봉사하는 일을 이유로 주님을 직접 섬기거나 사랑하고 헌신하는 일 안 해도 된다면, 우리는 주일날 교회에 모여 예배할 일이 아니라 주일마다 봉사할 곳을 찾아 다녀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주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가 무엇인지 기억하면, 구제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야 하지만, 그러나 더 소중하고 우선되는 일은 주님께 사랑과 헌신을 표현하고 섬기는 일이다. 우리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주신 주님 사랑을 가슴에 담아 우리가 주님과 주님의 십자가를 소중하게 여기고 주님을 위해서 직접적으로 어떤 시간과 헌신과 섬김을 드리더라도 그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며 사실은 가장 우선해야할 일일 뿐이다. 우리 주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다른 중대한 어떤 관심보다 더 우선되고 귀한 일이다.
4. 이렇게 구제하는 일을 부정하지 않으시면서 여인의 사랑의 헌신을 귀하게 받으신 주님은 마지막으로 말씀하신다. ‘...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여인이 행한 일을 기억하라 다르게는 기념하라는 말씀은 여인이 행한 일은 우리 모든 성도들이 본받아야할 일이라는 뜻이 된다. 말하자면 사실은 이 여인처럼 주님의 은혜를 입은 모든 성도들은 그와 같이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 위해 헌신함이 옳은 것이다.
우리가 본받아야할 여인의 마음은 특별이 무엇인가? ① 먼저는 주님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정말 주님 보다 귀한 것이 없는 마음이다. ② 둘째는 주님이 지시는 십자가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오늘 기도하면서 함께 부를 찬송 143장에 뭐라고 하는가? ‘나 십자가 대할 때에 그 일이 고마워 내 얼굴 감히 못 들고 눈물 흘리도다.’ 지금 이 여인의 마음이 딱 이런 것 아니겠는가? 날 위해 이제 곧 십자가의 길을 가실 그 주님 사랑 목매여서 말로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어서 자신의 가장 귀한 것을 깨뜨려 드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③ 세 번째로는 이 여인처럼 주님 위해 쓰는 향유든지 시간이든지 어떤 헌신의 섬김도 아깝지 않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는 바로 이런 여인의 마음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결론. 주를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 고난주간에 하나님이 우리 모두에게 은혜를 주셔서 주님 십자가 사랑의 깊이와 높이와 넓이를 정말 깨달아 알게 되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도 오늘 값비싼 향유를 아낌없이 남김없이 부어드린 여인처럼 정말 나의 온 마음과 사랑을 다 주님께 드릴 수 있는 복된 고난주간 되시기를 축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