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산 할아버지 이야기 1,
"천국 움막도 한번 지어 보세요"
김 성 길
푸석 푸석 불 냄새와 시커먹게 타 버린 광경이 눈을 어지렵게 만들었다.
녹아 내린 고무통, 불에탄 책들, 여기저기 쪼그라든 팻트 병들, 살림살이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휘날리는 잿가루와 숯검댕이 나무들만 나뒹굴고 있었다.
산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조그마한 산속 움막에서 실수로 불을 낸 모양이다.
할아버지! 어떻하다 이렇게 되셨습니까?
아~~~그래, ......... 그것이........ 저~~어~,
119 출동으로 놀랐는지 대답도 옳게 못하고 휘둥그레한 눈만 껌벅 거리신다.
얼굴에는 온통 숯 범벅으로 그을린 듯 하고, 앞이 잘 안보이시는지 더듬거리는 초라한 모습이 꼭 산 할아버지 모양새다.
요 며칠사이 추위 때문에 불을 지피다 바람결에 불티가 가랑잎에 옮겨 붙어 불을 내고만 것 같았다.
그런데 마땅히 의지할곳도 없는 산 할아버지는 정신도 온전하지 못하면서 군청 복지과 직원이 소개하는 임시 거처소에는 죽어도 안간다고 하고, 교회에서 어떻게 찬 바람만 피할수있는 작은 움막 하나만 지어 달라며 자꾸 되풀이 하셨다.
달리 방법이 없어 우선 추위를 피할수 있도록 솜 바지와 잠바 그리고 덮을 담요 2장을 구입하여 드리면서 산 할아버지를 돌려 보냈다.
그리고 이틀 뒤 금요일 구역장 모임 마친 직후 였다.
「김장로님!
예~,
오늘 이진 테마빌 뒷산에 같이 갑시다.
왜요? , 」
다짜고짜 그냥 가자며 전화통을 울렸다
알고보니 딱한 처지를 보다못한 추장로님께서 지인께 부탁하여 텐트 하나를 기증 받았다고 하였다.
그날 바로 담임목사님, 윤목사님, 추장로님과 함께 산 할아버지가 안내한 산속 무덤 옆 지목한 가장 자리에 텐트를 치기로하고 약 2 시간 동안 잡목도 베고 땅도 평평하게 정리한 다음 텐트 움막을 만들어 드렸다.
지치기도하고 한 숨도 돌릴겸 이마에 땀을 훔치며 허리를 펴자
할아버지 왈,
약간 미소 띤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보면서,
아이고~ 대접할것도 없는데~~~ 하시며 머리를 글적이신다.
할아버지! 이 산속에서 무슨 대접 입니까?
우리 그냥 갑니다.
허허~ 미안해서 어쪄노....
혼잣말로 중얼거리신다.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뒤돌아서 내려왔다.
급경사를 따라 다 내려 왔을 때 쯤 산등성이까지 나오신 할아버지가 우리를 불러 세우더니 잘가라 하시며 다시 손을 흔드신다.
그때 내 마음속에 무엇인가 스쳐 지나갔다.
믿음이 있으신지 없으신지 모르지만 산속 움막도 저렇게 좋아하시는데 장차 우리가 가야할 저 천국에 작은 움막 하나 지어시면 얼마나 좋으실까?
우릴보며 손 흔드시는 할아버지를 향해 속으로 크게 외쳐보았다.
할아버지~~
"천국 움막도 한번지어 보세요" 라고
그 산 할아버지는 우리교회에 주일에만 가끔씩 나오시는 분이시다.
2012 년11 월 30 일
송전도사님 긴치마입고 깜깜한 산언덕을 함께 기어올라...
남청년하나가 무거운선물이고 뒤따랐고
한참을 기어올라가서는 여기가 아닌가베~~
내려와서 차타고가다가 다시올라가니 움막이 있더군요
움막앞에 선물놓고 찬양두곡을 불렀는데
산위에서 울려퍼지는 소리는 부르는 우리에게도 감동이었습니다~
그때 본움막이 볼품없어 가슴 아팠는데...
고생하셨습니다~!그리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