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산 기도를 가면서
산 기도를 가면서
김 성 길 ( 2004년 작)
가벼운 마음으로 가고 싶다
어둠내린 금정산 바윗골을
가로등 긴 그림자 밟으면서
세운 옷깃 두손 찌르고
찬양 높여 부르는 것도 좋을게다
돌아보면 빈자리
채워야 했던 것
거리를 누비고 골목에 넘치는 외침도
어슬프게 잡은 가녀린 손 들도
모두가 잠시 떳다 사라지는 안개 인생인 것
부흥의 꿈 안고
깊은 밤 눈물로 짓 세운 아픔도
까아만 밤 하얗게 태운 흐느낌도
가벼운 마음으로 가고 싶다
그것을 모두 주님께 묻으면서
내 스스로 묻히면서.
2012년 10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