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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새벽기도를 나올때, 도서관에서 늦은 밤 귀가할때 가을의 한기를 몸으로 느낍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캐롤송이 거리에 제격인 겨울도 멀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때 이른 설레임마저 듭니다. 목사님 오늘은 신앙생활 중 궁금한 것이 있어 이렇게 야간근무하는 새벽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제 개인적인 기도제목으로 목사님께 기도요청을 드려보고자 함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개인의 기복적인 욕심이라 부끄럽기 까지 한 것도 사실입니다.

 

목사님. 인제 약 90일 후면 제가 거의 300여 일을 준비해 온 승진시험이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목사님께 합격이 아니더라도 제가 부족하였고 이것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며 온전히 생각하겠다고 고백하였는데 사실 하루하루가 가까워져 오니 긴장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전 두 번의 승진시험에서 실패없이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 제가 다 잘나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 또한 교만이고 죄악이라는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의 승진시험 준비때는 돌아가신 아버님의 영향도 컸습니다. 목사님께 고백하는 것이지만 아버님은 돌아가시기 5년전에 장애인 1급 판정을 받으셨었습니다. 폐의 약 20%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몇 걸음 떼어 놓으시기가  버거운 분 이셨습니다. 그런 아버님께서는 이  못난 아들 놈이 승진시험에 합격을 하여 세상의 보잘것 없는 벼슬하나를 더 달아 오면 며칠동안은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도 잘 다니시고, 동네분들에게 제가 드린 용돈을 아껴 두셨다가 떡도 한 두대 만들어 돌리시곤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아버님의 모습에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할까요. 저는 더 시험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아버님은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번의 수험기간 동안 아이들의 양육이며 아버님의 요양이며 저를 곁에서 도와주던 아내도 이제는 없습니다.  저 혼자 아이들 셋을 키우고 직장생활을 해가며 수험생활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영접한 순간부터는 달라졌습니다.  세상을 떠나신 제 육신의 아버님 대신 아버지 하나님이 제 마음속에 계십니다. 제 곁에서 도움과 위로를 주던 아내는 이제 없지만 저를 형제처럼 대해주는 구역식구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를 받고 있습니다.

 

목사님. 오늘 제가 지극히 제 개인적인 기도제목으로 기도요청을 드리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전 기장경찰서내의 저와 동갑내기들이 하는 계모임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제가 교회 다니는 이야기가 나왔고 저는 제 신앙생활을 통한 은혜와 유익함에 대하여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제 친구 한놈이 저에게 "야 수험생이 무슨 새벽기도까지 거의 맨날 다니노, 그 시간에 책 한자 더 봐라"라는 겁니다. 물론 그 친구는 저의 홀아비 생활을 너무나 잘 알고 이전부터 쭉 저와 함께 많은 걱정을 해주고 도움을 주었던  친구였기 때문에 진심어린 충고와 권면이라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목사님. 저는 이런 친구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예전의 저는 너무나 방탕하고 잘못된 삶을 산 사람입니다. 친구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 예전의 저를 잘 아는 친구들에게 "왜 친구가 교회에 나가면서 저렇게 변했지,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하고 싶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언제 설교시간에 예수님과 같은 거룩한 삶을 닮아가는 성도가 돼라고 하신 것을 기억합니다. 저는 그 때 "남은 인생 늦게나마 예수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믿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나도 예수님의 거룩한 삶을 닮아 스스로 예수의 향이 품어 나오는 인생을 만들자"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나에게서 훔향할 수 있는 향내로 제 친구들이 예수님을 느끼고 만나기를 소원해 보았습니다.

 

바로 제가 오늘 기도요청을 드리는 다른 이유가 이것입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이번 시험에 합격한 후 "하나님의 보살핌이 나를 이렇게 인도하셨다. 어찌 이전보다 더 악한 상황속에서 내가 합격할 수 있었겠나. 내가 믿고 의지하는 그 분의 능력이다 "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아까 말씀드린 것 처럼 너무 제 개인의 발복을 말씀드리는 것 같아  목사님과 하나님께 죄송한 것도 맞습니다.

 

목사님. 저는 아직 이런 좁은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제 좁은 마음이 하해와 같은 예수님 마음의 크기를 조금이나마 닮아 가기를 소원하오니 못난 사람 용서하시고 이번 승진시험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것과 예수님을 닮는 삶을 소원하는 제 마음이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목사님 부탁드립니다.

 

 

  • profile
    잘 알겠습니다. 하나님이 평안한 마음과 집중력과 자신감과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마음과 담대함을 주셔서 잘 감당할 수 있기 바라고, 기억하고기도하겠습니다. 힘 내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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